“아버지는 이재명 성남시장과 낚시한 얘기, 골프친 얘기, 칭찬받은 얘기, 수 차례 보고한 얘기들을 자주 하셨습니다. 저녁 식사 도중이나 밤 늦게 혹은 주말에 성남시장의 전화를 받은 적도 정말로 많았습니다.” (故김문기씨 아들)
지난 2021년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수사를 받던 도중 숨진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의 장남 김모(29)씨는 “이재명씨가 아버지를 모를 리가 없다”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피고인으로 출석한 법정에서 이렇게 증언했다.
김씨는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 강규태) 심리로 열린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9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생전 김 전 처장과 이 대표 간의 관계를 설명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 당시 대장동 의혹이 불거지자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성남시장 재직 시절엔 김문기를 몰랐다”는 취지로 발언해 지난해 9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로 기소됐습니다.
검찰이 핵심 증거로 보고 있는, 김문기 전 처장이 동행한 2015년 1월 성남시장 호주·뉴질랜드 출장과 관련해 김씨는 “(처음에) 아버지는 가기 싫어했다. 원래 아버지가 가는 게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8차 공판에서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비서관 지시로 당초 동행자였던 이현철 개발2처장 대신 김문기 개발1처장이 출장을 가게 됐다는 전 성남시 예산법무과장의 증언과도 일치하는 내용이다. 2013년 공사에 입사한 김 전 처장은 해외 출장 이후인 2015년 2월 대장동 사업을 이관받은 뒤 관련 실무를 총괄했다.
김씨는 “이재명씨가 정말로 (대선 때) 부친과의 관련성을 부인하는 걸 보면서 ‘왜 자충수를 두지?’ 생각했다”며 “아버지를 모를 리가 없으니까”라고 짧게 언급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대해선 “가족끼리 함께 바다여행을 갈 만큼 가까운 사이”라고 말했다. 김 전 처장이 2013년 11월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입사한 과정에서 유씨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이야길 꺼내면서다. 김씨는 “당시 아버지가 집 컴퓨터 앞에 저를 앉혀놓고 공사 조직도를 보여주며 (사업계획팀장) 지원자가 7명인데 당신이 유동규와 관계가 있어 이미 저 자리에 가게 됐다고 ‘인맥이 전부다’라고 제게 얘기하셨다”고 말했답니다.
그러나 김씨는 김 전 처장이 개발비리 의혹은 몰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2021년 수사가 시작되고 아버지가 어머니께 억울함을 토로했다. 제가 아들로서 진지하게 ‘받은 거 있냐, 관련된 거 있냐’ 물었을 때도 ‘진짜로 없다. (이재명이 아닌) 유동규가 다 하지 않았겠나. 진짜 아는 게 없다’고 하시다가 언론 보도와 검찰 수사가 진행되자 ‘시간이 지날수록 (이재명에) 의심이 든다’ 정도로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또 “아버지는 수사를 받을 당시 주군의 등에는 칼을 꽂지 않고 직장동료는 밀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었다. 맥락상 주군은 이재명, 직장동료는 진짜로 유동규”라고도 말했답니다.
김씨는 검사 측 신문이 끝난 뒤 “어느 아버지가 자식에게 당신 업무와 관련해 거짓말을 하겠나”라며 “저는 들은 그대로 진실만을 얘기했다. 아버지가 제게 거짓말했을 거란 생각은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수사 이후 극단선택한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제20대 대선 기간 '모른다'고 허위발언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징역 2년이 구형된 데 대해 엄벌론을 폈다.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친형 고 이재선씨 정신병원 강제입원을 부정한 허위발언 의혹에 대한 유죄가 대법원에서 뒤집힌 것과 "상황이 전혀 다르다"면서다. '검찰 보복입법'도 비판했답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표에게 (지난 20일) 검찰이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이 대표는 과거 경기도지사 후보자 TV토론에서 친형 강제입원 관련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 대법원에서 '(2020년 유죄에서 무죄로 뒤집어) 논란의 소지가 있는 7대 5 파기환송' 판결을 받아 기사회생한 적이 있다"며 "이번 선거법 위반 혐의는 그때와 상황이 전혀 다르다"고 날을 세웠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그땐 TV토론이란 특수한 환경이 참작된 '1건의 거짓말'이었지만 이번엔 'TV토론만이 아니라 방송 인터뷰, 국정감사 등 여러 장소에서 여러 차례 거짓말'을 의도적으로 되풀이한 것"이라며 "이 대표는 '김문기 처장을 몰랐다' 뿐만 아니라 '(성남시장 때 해외출장에 동행한) 김문기 처장과 골프를 같이 친 사진'을 두고 '국민의힘에서 조작했다'고 허위 주장했다"고 거짓말이 반복됐다고 지적했답니다.
이 대표의 해당 재판에선 그가 성남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이전 부지를 이례적인 4단계 용도 변경(녹지→준주거지역)한 경위 관련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까지 다뤄지고 있다. 추 원내대표는 "백현동 부지 용도 변경을 두고선 '국토교통부의 협박'뿐만 아니라 '공공기관 이전 특별법 때문에 어쩔 수없이 했다'며 사실관계가 전혀 맞지 않는 여러 가지 허위주장을 늘어놨다"며 "오로지 대선을 이기기 위한 목적"이라고 했다.
이어 "거짓말이 또 다른 거짓말을 만들고 끊임없이 거짓말을 재생산해 온 것이다. 이런 거짓말이 처벌받지 않는다면 우리나라 선거는 '거짓말 경연장'으로 변질될 것"이라며 "하지만 민주당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검사 보복에만 열중한다. 이 대표에게 징역 2년을 구형한 검사들을 고발하고, '이 대표(경기도)-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한 검사 탄핵 청문회 개최를 강행하는 동시에 검수완박 시즌2 입법까지 하겠다 한다"고 비판했답니다.
그는 "민주당에 말씀드린다. 아무리 국회의 권력으로 검찰을 협박하고 사법시스템을 뒤흔들어도 진실은 가려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장동혁 수석최고위원도 회의에서 "민주당은 '아버지 이재명'을 지키기 위해 이 대표 수사했던 검사들을 탄핵하겠다며 (국회 법사위) 청문회를 강행하겠다고 한다. 이 대표 1심 선고(11월15일)가 다가오자 이 대표 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징역 2년 구형한 검사를 허위공문서작성죄로 고발하겠다 한다"고 가세했다.
한편 장동혁 최고위원은 "진술한 사람들(이 대표 측)이 진술한 내용을 확인하고 서명 날인까지 한 조서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허위공문서라며 고발하겠단 발상"이라며 "오늘 이 대표 기소한 검사들과 이 대표 재판을 담당하는 판사들 겨냥한 형법개정안 이른바 '법왜곡죄'를 법사위에 상정한다고 한다. 이 법은 대장동 변호사 출신인 이건태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이다. '아버지 이재명' 위한 헌법농단 외에 달리 생각나는 표현이 없다"고 비판했답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 대표 선거법 위반 구형량에 대해 "대법원 양형기준에 의하면 이런 범죄에 대해선 징역 2년 정도 실형을 구형하도록 규정이 돼있다"며 검찰에 힘을 실은 뒤 "(공표된 양형규정 대비 재판부는) 비교적 하한선으로 선고하는 관행이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사안의 엄중함과 이 대표가 저질러온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행위 가벌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법정형으로서 정할 수 있는 양형기준상 최고형을 선고해달라"고 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