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원케이

2018년 10월 KBO(한국야구위원회)는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에 프리에이전트(FA) 자격 취득 기한 단축과 등급제를 제안하면서 “FA 계약 총액을 4년 최대 80억원으로 제한한다”는 협상안을 보냈습니다. 경제 흐름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지출이 늘어나고 있는 터라 비용 감축이 필요하다는 10개 구단의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입니다. “스타급 선수들과 계약할 때 많은 돈이 필요하고, 그에 따른 문제점이 있다”는 게 구단과 KBO의 입장이다. 몸값의 거품을 빼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선수협은 KBO의 이 제안을 거부했는데 10월 1일 서울시 양재동 더케이호텔서울 비파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김선웅 선수협 사무총장은 “기본적으로 FA 최고액 상한선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 내용을 전해들은 KBO 핵심 관계자도 “선수협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2018시즌 직후 FA 자격을 얻는 선수들은 현행 제도를 적용받는다.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양의지(31·두산 베어스)와 최정(31·SK 와이번스) 등이 ‘총액 80억원 상한제’에 얽매이지 않고 거액 계약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선수협이 KBO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이들은 새로운 FA 제도의 희생양이 될 뻔했습니다.

 

2년 연속(2016~2017시즌) 홈런왕에 올 시즌에도 33개의 아치를 그린 최정도 두 번째 FA에서 거액 계약을 기대할 수 있게 됐습니다. 첫 FA 자격을 얻은 2014시즌을 앞두고 4년 총액 86억원을 받았던 그는 올 시즌 108게임에서 타율 0.238(383타수91안타)에 그치며 어려움을 겪었지만, 장타력 하나만큼은 녹슬지 않았음을 입증했습니다.